여백을 그리는 목자(김성수 목사)
부활의 아침 본문
부활주일입니다.
새벽기도회를 마치고 잠시 쉬었다가 다시 교회로 나왔습니다.
새벽 운행을 하면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한국 교회의 저력이라고 할 수 있는 아름다운 장관이 사라졌다.
처음 서울에 올라와 처음 맞이하는 부활주일 연합새벽기도회였습니다.
여러 교회가 모여 세를 과시하는 모습을 그리 좋아하지 않지만,
성가대를 맡은 교회였기에, 교인들 운송을 위해 새벽부터 바빴습니다.
그런데 그때 본 장관을 잊을 수 없습니다.
하얀 한복을 입은 노 성도님들이 총총걸음을 걸으며 집회 장소로 가고 있었습니다.
모르는 분들은 깜짝 놀랄 장면이지만,
부활의 기쁨을 누리기 위하여,
일년에 단 한 번 입는 하얀 한복..
그 마음을 알기에, 감사가 넘쳤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볼 수 없었습니다.
다행히 새벽기도회에 나온 교인들은 몇 분이 하얀색 정장이나 겉옷을 입고 있지만,
운행중에 길거리를 다니는 많은 분들 중에,
하얀 옷을 입고 부활을 축하하는 분들은 없었습니다.
물론 옷이 중요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마음은 어딘가에 담아야 표현되어지는 것이기에,
우리의 마음이 식어가는 것은 아닌지 고민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하얀 넥타이를 다시 고쳐 메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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