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전체 글 (917)
여백을 그리는 목자(김성수 목사)
1999년 늦깍이 나이에 군을 제대하고 다시 찾은 부산 시내에 세계적인 커피 체인점이 생겼습니다.문우당 서점 옆에 있던 도토루 커피 정도 알던 시절,3층 건물의 으리으리한 카페는 신세계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부산에서 다시 사역을 시작하면서, 남포동 스타벅스는 새로운 문화 공간이었습니다.조금은 비싼, 그리고 생소한 이름(아메리카노)의 커피 한잔,그리고 조금은 어색한 인테리어,조금은 낮선 음악들... 20여년이 지난 지금 스타벅스는 우리 나라 제일의 카페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커피가 마음을 힘들게 한다.커피 맛을 잘 알지도 못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찾기에, 좋은 커피로만 알고 있던 그 스타벅스가,이상한 마케팅으로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힘들게 한다. 한 뉴스 앵커의 한마디... "그저 일상의 위로였..
영원한 말씀이신 그리스도가 우리와 같은 가련한 몸을 입고 죽음을 겪으신 목적은우리를 죽음의 부패로부터 완전히 건져내어 다시금 썩지 않음을 입게 하며,죽음의 법에 묶여 소멸해가던 인류를 생명의 법으로 옮겨 노기 위함이었다.- 아타나시우스2026.04.09.
1. 화요일 출근 길교회 편지함에 조금은 싸한 편지가 한 통 있습니다.법칙금 납부 통보서입니다.급히 봉투를 열어 보니, 몇 주 전 주일 오후에 청년들이 모임을 마치고 '방탈출'을 하러간다고 하기에 데려다 주고 오는 길에속도 위반에 걸렸습니다. 집 앞 50km 속도에서 61km를 달렸습니다.범칙금 32,000원을 납부했습니다. 2. 수요일 새벽 운행을 나가는 길아파트 주차장 안에 주차한 교회 승합차를 빼는데,쉽지 않습니다. 양 옆에 차들이 너무 바짝 붙어 있었고,앞에는 가로주차된 차가 있어서,몇 번을 넣었다 뺐다가 하고 있었습니다.거의 다 뺐다고 생각하는 순간, 뻑 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오른쪽 뒤쪽 범퍼가 옆 차 운전석 자리를 박은 것입니다.접촉 사고..전화번호가 없어 메모지를 남기고, 운행을 출발했습니..
77세의 아버지께서 세상을 떠나셨습니다.작년 연말 어머니의 항암 치료가 시작되면서,어쩔 수 없이 아버지를 요양병원에 입원을 시켜 드렸습니다.1년 정도 입원해 계시면, 어머니의 치료가 끝날 것이고,그러면 다시 집으로 오시면 된다고 설득을 했습니다. 한 달 정도는 적응을 못하셨습니다.항암치료가 뭐 힘들다고 자신을 입원시켰느냐고 역정을 내셨습니다.그러나 어머니의 항암 치료가 힘든 과정이라는 것을 아시고, 안정을 찾으셨습니다. 그런데 병원에 계시면서 조금 힘드셨습니다.응급 상황이 찾아오기도 하고,선망증세가 나타나기도 했습니다.그래도 잘 넘어간다고 생각했는데,어제 오후에 갑자기 요양병원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아버님이 돌아가셨습니다. 급히 통영으로 내려왔습니다.시간이 걸리다 보니,어머니가 혼자 준비를 하셨습니다.상..
주일 아침입니다.아직 다른 가족은 잠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은 시간,조금 일찍 일어나 주일 예배 설교문을 살피고 있습니다. 어머니가 아프신 상황에서,항암치료를 위해 서울로 올라오셔야 하기에,제 서재를 빼서 어머니 방으로 꾸미고,제 책상은 거실 한쪽 구석에 있습니다. 옆에 있는 커텐을 열어 보니,아직 밖은 짙은 어둠 가운데 고요합니다. 작게 찬양을 틀어 놓고,원고를 살피며,기도하는 여유가 참 좋습니다. 딸의 방에서 들리는 기침 소리에 잠시 그를 위해 기도합니다.건강을 허락하시고,그가 가는 길을 인도하시며,무엇보다 주님의 딸로 살아가게 하시길... 이런 여유가 있는 주일 아침,새벽기도가 없어서 그럴지도,그러나 주님의 은혜를 기다리는 간절함이 더 풍요로운 여유를 허락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도 주님의 은혜가 가..
차량을 쓸 일이 없으면 보통 걸어서 출근을 합니다.15분 정도 걸리는데, 오늘은 조금 일찍 출발해서 8시 반에 교회에 도착했습니다.토요일 오전..교회는 아직 고요함에서 깨어나지 못했습니다. 사무실 위에 있는 벚꽃 나무에 청솔모 두 마리가 놀고 있습니다. 서로 엎치락 뒤치락 나무 위를 달리다가 걸어오는 저를 보고는 후다닥 안쪽으로 올라가 버렸습니다. 좀 더 보고 있으면 좋았을 것 같은데,아쉬운 마음으로 사무실 문을 엽니다.추위가 많이 누그러졌다 해도 지난 밤에 난방을 하지 않은 사무실은 냉골입니다.보일러 온도를 보니 4도..아낀다고 아끼지만, 그래도 몸을 생각하여 잠시 난방을 합니다.청소기를 한 번 돌리고,잠시 환기를 한 후에,커피 물을 끓입니다.얼마 전에 로스팅한 커피가 정신을 맑게 합니다.주일 준비를..
리처드 포스터의 "겸손을 배우다"를 읽고 있다. 오래 전 한국을 방문했을 때,긴 꽁지 머리를 자랑하며 자신에겐 인디언의 피가 흐르고 있다고 자랑스럽게 말하던 그가,79세의 나이에 자신의 조상들이 가졌던 겸손의 성품과 그리스도인의 믿음을 접목시켜 책으로 내놓았다. 시간 날때마다 조금씩 읽어가는 중,오늘은 거룩한 여유라는 단어를 접하게 되었다. 오티움 상툼(otium sanctum)리처드 포스트는 그 시간을 통제하고 밀어붙이고 얻어내고 성취하려는 욕구에서 해방된 상태라고 말했다.일상 생활 속에서 늘 평안을 잃지 않기 위하여,안식하며 시간을 내어 아름다움을 누리고,속도를 늦추어 하나님의 우주적 인내 속에 들어갈 줄 아는 것이라고 말했다. 검색을 해 보았다. 로마교회에서는 prayful rest라고 번역하..
늙은이를 꾸짖지 말고 권하되 아버지에게 하듯 하며 젊은이에게는 형제에게 하듯 하고늙은 여자에게는 어머니에게 하듯 하며 젊은 여자에게는 온전히 깨끗함으로 자매에게 하듯 하라 (딤전 5:1~2) 바울은 디모데에게 자신의 연소함을 비웃는 자들에게 비웃지 못할 영성으로 본을 보이라고 말씀했습니다.그리고 이어서 그 문제 많은 교회를 어떻게 섬겨야 할지를 가르치며,한 단어로 요약했습니다. "가족같이 여기라" 늙은이는 아버지같이,젊은이는 형제같이,늙은 여자는 어머니같이,젊은 여자는 자매와 같이 대하라고 말씀합니다. 목회를 하다보면,가족보다 더 가까이 만나는 교우들인데,가족같지 않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습니다.마음대로 되지 않는 목회 현실 속에서,실망을 하고, 후회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가족을 생각해 보면 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