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을 그리는 목자(김성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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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짧은 단상

아침을 여는 합창단(2/23)

김성수목사 2021. 2. 23. 09:18

여전히 새벽은 영하권이지만..

서재에서 맞이하는 아침 햇살이 조금 빨라지기 시작했다.

7시반이 지나야 어둠이 걷히더니 

오늘은 7시가 되니 

조금씩 밝아지기 시작한다.

 

해가 떠오르자 

창밖이 시끄럽다.

무슨 일인가 싶어 창문을 열어보니 

서재 뒤편에 있는 언덕 나무 위에 

까치 10여마리가 앉아 바쁘게 울고 있다.

 

울고 있다. 

울고 있으니 서글픈 소리일텐데.

그러나 아침을 여는 합창 소리같다.

 

의자에 기대어 눈을 지긋이 감고

그 소리에 집중해 보니,

까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 소리에 까마귀도 있고,

다른 새들의 소리도 있다. 

 

그들도 그들의 하루를 시작하기 전 

부산히 무언가를 시작하기 전

서로 노래를 부르며 화답하고 있다.

어쩌면 자신이 살아 있음을 외치고 있는 것을 아닐까?

 

오늘 아침..

은혜를 구하는 기도로 새벽을 채웠다.

해야 할 많은 일들이 있고,

어쩌면 해결해야 할 숙제들이 많지만.

은혜가 떨어지면 그 어떤 일도 할 수 없음을 알기에..

은혜를 구했다.

 

다시 두 눈에 눈물이 흐르고,

주를 부를 때에 가슴이 떨리며,

말씀의 단 앞에서 참을 수 없는 격정이 넘쳐 날 수 있게 하소서.

 

물론 나의 분노로 흐르는 눈물이 아니라,

나의 기대와 소망으로 채워진 떨림이 아니라,

인생의 격정이 아니라,

오직 은혜에 사로잡힌 인생이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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