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누가복음 묵상 03 | 나사렛의 배신(눅 4:14~30)
광야에서 40일 동안 금식하신 예수님은, 마귀에게 시험을 받으십니다. 그 시험은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시냐는 정체성에 관한 시험이 아니라,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님께서 어떻게 그 뜻하신 바를 이룰 것인가에 대한 방법에 대한 시험이었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편하고 쉬운 방법이 아니라, 오롯이 죄인들의 무게(죄)를 짊어지시고, 하나님의 어린 양으로 묵묵히 그 길을 걸아가시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첫걸음이 바로 갈릴리 지역에서의 사역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성령의 능력으로 사역을 시작하시자, 금방 소문이 나기 시작했고, 사람들의 칭송을 받는 일약 스타가 되셨습니다. 하지만 나사렛에서는 분위기가 달랐습니다. 예수님께서 자라신 곳, 고향인 나사렛에서도 예수님은 루틴을 따라 안식일에 회당에 들어가 이사야의 말씀으로 당신이 메시야이심을 선포하셨습니다.
먼저 복음에 대한 설명이었습니다. 가난한 자에게 선포된 복음, 바로 치유와 회복, 자유와 행방의 복음, 은혜의 해가 선포되는 놀라운 복을 알려주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누리게 될 참된 자유를 말씀해 주셨습니다. 요한복음의 말씀처럼 “믿는 자마다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신 것입니다.
그런데 그들이 믿지 않았습니다. 그 입에서 나오는 은혜로운 말에 놀라기는 했지만, 그 놀람은 말씀에 대한 경외와 놀람이 아니라, 자신들의 선입견 속에 함몰된 상황에 놀람일 뿐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이 놀라운 말씀 앞에 우리가 무엇을 해야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우리가 아는 목수의 아들이 이렇게 말을 잘한단 말이냐로 귀결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그들이 복음을 배척하자 두 사람의 이야기를 해 줍니다. 시돈에 속한 과부의 아들이 고침을 받은 사건과 아람 장군 나아만이 고침을 받은 사람입니다. 다시 말해 고향사람이냐 이방사람이냐가 아니라, 말씀 앞에서 어떻게 반응하느냐, 다시 말해 믿음의 문제임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믿음은 들음에서 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들음의 자리까지 나아가는 것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기도해야 합니다. 말씀을 전하는 자가 자신의 연약함으로 말씀을 제대로 전하지 못하는 일이 없게 하시고, 나아가 말씀을 듣는 이들이 사모함으로 말씀 앞에 서는 은혜를 더하사 사람이 아닌 말씀하시는 하나님을 볼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2023.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