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27. 노란 신호등
오디션 프로그램이 참 많습니다. 그 중에 무명 가수들에게 다시 기회를 준다는 취지로 시작한 프로그램이 있어 가끔 시간을 내어 방송을 보고 있습니다.
무명 가수들의 노래를 듣고 있으니 신기한 면이 많았습니다. ‘노래가 가수를 앞질러 버렸다’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노래가 거의 애국가 수준입니다. 자신의 노래가 전 국민의 사랑을 받고 유명해졌지만, 정작 가수인 당사자는 무명입니다. 하여 자신을 소개할 때 많은 설명을 붙여야만 하는 아쉬움을 가진 가수들도 있었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도 안타까웠지만 진짜는 ‘찐’무명 가수들이었습니다. 무명으로 10여년을 보냈기에,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들만한데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며 오디션에 문을 두드린 것입니다. 그런 가수가운데 한 명이 자신을 ‘노란 신호등’과 같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무슨 의미일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파란 신호등은 ‘주행 신호’이며, 빨간 신호등은 ‘정지 신호’입니다. 그럼 그가 말한 노란 신호등은 ‘주의 신호’입니다. 자료를 찾아보니 보행 신호가 진입시간 7초에 1M당 1초의 시간으로 계산하니 보통 15미터의 횡당보도는, 보행신호가 23초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빨간 신호등이나 파란 신호등은 최소 20여 초는 켜져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노란 신호등은 그렇지 못합니다. 길어 봐야 5초.. 깜박 깜박하면 끝나버리는 노란 신호등이 자신과 같더라는 것입니다.
이 말을 들으며 얼마나 무명의 시간이 힘들었으면 그렇게 잠시 깜박이다 꺼지는 노란 신호등을 자신에 빗대었을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니 노란 신호등 같은 깜박이는 순간이 없으면 그 인생도 의미가 있을까 싶었습니다. 무작정 달리기만 한다면, 아니 무작정 멈춰 있기만 한다면, 우리는 의미를 잃어버리거나 절망에 빠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인디언들은 말을 달리다가도 잠시 멈추었다고 합니다. 혹여나 자신의 영혼이 속도를 따라오지 못할까봐 기다리는 것이 합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코로나 상황 가운데 2020년을 힘겹게 달려왔습니다. 그리고 지난 한 주간 생각지도 못한 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무탈하게 지나갔습니다.
그 시간을 보내고 ‘노란 신호등’이 다시 생각났습니다. 한 해를 보내고 다시 달려가려하는데, 하나님은 저 자신을 잠시 멈추게 하시고, 주의를 환기시켜 주셨습니다. 다시 하나님이 목회하시는 교회임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여러분은 어떠셨습니까? 우리의 가정, 우리의 산업, 우리의 생명까지 주님의 것입니다. 주님이 다스리시도록 다시 한 번 ‘주의’를 기울이시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