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책읽기
빨간머리 앤이 하는 말
김성수목사
2017. 1. 6. 14:17
같은 귀를 가졌으나 다른 귀가 틀림없다
같은 눈을 가졌으나 서로 다른 시력을 가졌음에 틀림없다
어린 시절.. 비록 뛰엄뛰엄 보았지만.
TV 속에서 빨간 머리 앤을 보았는데..
그저 불쌍한 한 소녀의 이야기가
그녀에게는 자신의 이야기가 되고,
마음에 남아 인생의 좌표가 되었다.
물론 이 책은 빨간 머리 앤에 관한 해설집이 아니다.
내 삶의 한 자락에 묻어나는 소리라고 해야 할까?
힘들고 지칠 때면 불러보았던 들장미 소녀 캔디의 주제가가 그러했다.
그냥 내용이 생각나서가 아니라
그 삶과 내 삶이 맞다아, 그 노래가 내 노래가 되었듯이.
작가는 삶의 순간 순간을 앤과 대화하며
아니 앤의 목소리를 체화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순간 말씀의 사람으로서 나 자신을 보게 된다.
말씀에 대한 해설가 일 수 있다.
그냥 조금 더 자세히 보고,
그냥 조금 더 자세히 들을 수 있다.
하지만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는 은혜를 안다면..
해설의 수준을 뛰어넘어
내 삶의 노래가 되고, 내 삶의 흔적이 되어야하는데..
성령이 우리들에게 말씀하시는 그 음성을 듣고 있는지?
아니면 오늘도 말씀을 살아내고 있는지?
새벽기도 올라가야 하는데..
갑자기밀려든 생각에 작은 불 빛 앞에서 끌적여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