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여백 묵상

2024.12.24. 사가랴의 찬가(눅 1:67~79)

김성수목사 2024. 12. 24. 10:10

세례 요한이 태어나자,

그동안 침묵을 지키던 사가랴가 입술을 열어 

하나님을 찬양할 뿐만 아니라 예언의 말씀을 전하고 있습니다. 

 

10개월 이상 말하고 싶지만, 말할 수 없었던...

아니 어쩌면 침묵의 깊은 곳에서 흘러 나오는 성령 충만의 은혜...

사가랴는 하나님께서 그 백성을 돌보시고 속량하시며, 

나아가 구원의 뿔을 일으키셨음을 고백하고 있습니다. 

 

그는 자신의 불신앙에 대해서 얼마나 자책했을까요?

그리고 아내의 임신 앞에,

자신의 집에 찾아온 마리아의 믿음 앞에,

부끄럽고 연약한 자신의 모습을 보았을 것입니다.

 

다시 그의 입술이 열리자 

그는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찬양하고 있습니다.

지난 10개월 동안 날마다 묵상하며, 

외쳐 높이고 싶었던 그 하나님을 드디어 찬양하는 순간이 이른 것입니다. 

 

우리를 원수의 손에서 건지시고,

종신토록 주의 앞에서 성결과 의로 두려움이 없이 섬기게 하신 하나님을 

침묵 속에서 발견하고 깨달은 것입니다.(73,74) 

 

침묵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하고 싶은 말을 다 하고 사는 시대 속에,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은 구별하지 못하는 시대 속에,

우리는 침묵으로 말의 무게를, 말의 영광을 다시 회복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사가랴의 찬양은 순종의 찬양입니다.

자신의 아들이니 자신을 이어 제사장이 되어도 될 것입니다.

하지만 지극히 높으신 이의 선지자, 

주 앞에 앞서 가서 그 길을 준비하여야 할 사람,

아들의 삶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알았고,

거기에 순종하고 있습니다. 

 

천하보다 귀한 아들이지만,

하나님이 더 소중하기에,

하나님께 맡기는 순종의 기도...

오늘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여야 할 것입니다. 

 

계속해서 주께서 돌보시는 은혜에 대해 묵상합니다.

성탄의 아침, 

구유에 누운 아기 예수님에게서 돌보시는 은혜를 더욱 풍성히 깨닫게 되길 기대하며,

오늘도 순종의 걸음으로 살아가게 하소서. 

 

2024.12.24.